칼로리 섭취를 대폭 줄이면 장수할 수 있는이유가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미국 소크 생물학연구소의 앤드루 딜린 박사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칼로리 섭취 제한으로 동물의 수명이 늘어나는 이유는 진화 과정에서 생겨난 것으로 보이는 특정 유전자 때문이라고 밝혔다.
딜린 박사는 인간 유전자와 닮은 점이 많아 유전자 연구에 자주 사용되는 꼬마선충(C. elegans) 실험 결과 pha-4라는 유전자가 칼로리 섭취를 줄였을 때 수명을 늘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딜린 박사는 칼로리 섭취를 줄였을 때는 이 유전자가 과잉 발현되면서 꼬마선충의 수명이 늘어났으며 이 유전자를 제거하자 칼로리 섭취를 줄여도 수명이 늘어나지않았다고 밝혔다.
pha-4는 칼로리 섭취 제한에 대해 수명연장 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진 최초의 유전자로 칼로리 섭취 제한과 수명연장의 분자적 메커니즘을 푸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딜린 박사는 말했다.
딜린 박사는 이 결과는 한낱 벌레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나온 것이지만 다른 종류의 동물에게도 매우 중요할 수 있을 수 있다면서 인간을 포함한 포유동물도 pha-4와 매우 흡사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이 유전자가 인간에게서도 똑 같은 역할을 한다면 실제로는 정상적인 식사를 하면서도 칼로리 제한의 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딜린 박사는 설명했다.
딜린 박사에 따르면 pha-4는 배아 형성 때는 소화기관의 발달에 관여하고 나중에는 포도당의 혈중수치(특히 공복 때)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 글루카곤을 조절하는 유전자로 인간에게는 이 유전자와 비슷한 3가지 유전자가 있다.
이 유전자들은 모두 폭사(Foxa) 계열의 유전자로 pha-4와 마찬가지로 특히 공복때 체내의 에너지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췌장분비 호르몬 글루카곤 조절에 관여한다.
딜린 박사는 pha-4가 동물들이 먹이 없는 시기에 먹지 않고 오래 생명을 지탱하게 해 주는 원시유전자(primordial gene)인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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